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을 걸으며 봄 정취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전국의 봄축제들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의 벚꽃은 온라인과 제한적인 오프라인 관람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인터넷 추첨제를 통해 선정된 관람객들은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 사이에 1시간 30분 간격으로 봄꽃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전국의 봄꽃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줄줄이 취소됐다. 대표적 봄꽃축제인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를 열어온 서울 영등포구는 여의서로(윤중로) 봄꽃길 1.7㎞를 다음달 1∼12일 전면 통제한다(보행길 통제는 2∼12일).
다만 ‘봄꽃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4월5일부터 11일까지 7일 동안 약 3500명의 소수 인원에게만 ‘윤중로 꽃구경’을 허용한다.
경남 창원시도 이미 종합상황실을 가동해 진해 군항제의 주요 명소인 경화역·여좌천·안민고개 등의 출입을 부분 통제하고, 주차장·화장실 등의 관광객 편의시설 사용도 막고 있다.
또 인천 강화군은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취소한 것은 물론 다음달 3일부터 낙화기까지 고려산 등산로를 모두 폐쇄한다. 그 사이 진달래 군락지를 보존·확대하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작업을 벌인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봄꽃을 보러 가는 길이 막혀 버렸다. 하지만 1년 중 바깥 나들이를 하기에 가장 좋은 이 계절을 ‘방콕’으로만 보낼 수 없다는 사람들로 유명 봄꽃 명소들은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자체들로서는 이들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직원을 배치해 안내하는 것이 고작이다. 침체된 지역 상권을 생각하면 더더욱 상춘객을 억지로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자칫 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실제로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82명 발생했다.
전날 505명보다는 23명이 줄어든 수치이지만, 주말에 검사 수가 많이 준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돼야 할 봄나들이가 골칫거리이자 우환덩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친구와 함께 경남 창원시로 벚꽃 구경을 다녀왔다는 박경옥씨(49)도 “입구에서는 출입관리 확인을 하고 한 사람씩 들여보내는가 하면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가 계속되기는 했지만
꽃그늘 아래로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더러는 ‘턱스크’를 한 채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오랜만에 떠난 여행이라 기분이 좋았지만 은근히 걱정도 돼 선별지료소에서 코로나19 검진을 받아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화사한 봄꽃으로 코로나19 블루를 떨쳐내고 싶지만, 정작 봄꽃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영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보니 ‘봄꽃을 안전하게 구경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쉬운 길은 온라인으로 즐기는 방법이다. 올해 오프라인 봄꽃축제를 취소한 지자체 중에서도 온라인 축제를 여는 곳이 많다. 경남 하동군도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하지만 지난 22일부터 십리벚꽃길·화개장터 등의 벚꽃 개화를 실시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군청 누리집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이미 활짝 핀 꽃들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눈요기로는 부족함이 없다. 서울 영등포구도 ‘온라인 봄꽃축제’를 열어 다음달 5일부터 실시간 영상을 제공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드라이브 스루로 봄꽃에 파묻히는 길이 있다. 올해 작게나마 오프라인 축제를 여는 지자체들도 버스의 출입은 막고, 공용주차장 이용도 막는다. 반면 드라이브 스루 형식은 환영한다.
제주 서귀포시는 다음달 6∼8일 표선면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유채꽃축제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한다. 시는 주요 구간에 안전요원을 두고, 관광객들이 차에 탄 채 꽃구경을 하도록 유도한다.
강원도 강릉시도 경포벚꽃잔치를 취소하는 대신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경포호 벚꽃 구경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만 허용한다. 도로변에 차를 정차하거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도 전면 통제한다.
경남 하동군은 이미 지난 19일부터 ‘드라이브 스루 꽃구경’을 유도하기 위한 안내요원을 배치했으며, 경관 조명을 설치해 밤마다 ‘꽃 터널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꽃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길도 있다. ‘숨은 명소’를 찾는 것. 굳이 사람들로 붐비는 유원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가까이에 있는 꽃동산을 찾는 방법이다. 지역의 대학이나 이곳저곳의 길 중에는 꽃나무를 잘 가꾼 곳들이 많다. 시·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들 장소가 잘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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