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지난달 29일 올 1분기(1~3월) 실적을 보고했다. 월스트리트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선 결과였다. 매출이 1085억2000만달러, 한화로 122.4조원이다. 1년 전에 비해 44%나 성장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의 쇼핑 시즌이 매년 4분기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1분기 매출은 4분기보다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올 1분기에도 작년 4분기와 비슷한 매출을 만들어 냈다. 이 커다란 회사가 1년에 44%를 성장하는것은 쉽지 않은 것이라 더욱 놀라운 결과였다.
작년 한해 아마존의 매출은 3860억6400만달러, 한화로 436조원이다. 아마존은 최근 매년 매출이 30%씩 성장하고 있다. 이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아마존은 올해 매출 5000억달러가 넘는 회사가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회사는 월마트(작년 5590억달러)인데, 월마트의 성장을 고려해도 2022년쯤엔 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이 연 30% 성장을 지속할 경우 2026년 매출은 1.8조달러(2033조원)가 된다. 대한민국 2020년 GDP(국내총생산)가 1.59조달러이니 조만간 대한민국 GDP보다 많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아마존은 앞으로 연간 30%의 성장세를 계속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가 배송이다.
아마존은 다른 경쟁사와 비교도 안되는 배송 속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비교해 국토 면적이 100배나 크기 때문에 그동안 빠른 배송이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배송은 5일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를 2일 배송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익일배송과 점심 12시 전에 주문하면 많은 물건에 한해 당일 배송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는 오랜 시간 물류와 데이터에 투자한 결과다. 아마존은 FBA(Fulfillment By Amazon)를 15년 전인 2006년부터 시작했다. FBA는 판매자의 물건을 미국 전역에 있는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에 갖다 놓는 것이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풀필먼트 센터에서 배송이 시작된다. 이러한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는 미국에 110개, 전 세계에 185개가 있다. 지금도 계속 생기고 있다.
빠른 배송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통해 어떤 물건이 어느 지역에서 많이 팔리는지 안다.
특정 지역에서 잘 팔리는 물건을 그 지역과 가장 가까운 풀필먼트 센터에 가져다 놓는다. 이렇게 하면서 당일 배송이 가능해졌다.
아마존은 계속 더 빠른 배송에 대해 고민한다. 예컨대 드론을 이용하여 주문 후 1시간안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 근로자가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에서 주문 들어온 물건들을 나르고 있다.
두번째로 아마존이 뛰어난 점은 상품의 종류이다.
아마존에는 천만명의 판매자가 있다. 천만명의 판매자가 파는 상품 갯수는 3억개가 넘는다. 최근에는 한국의 많은 제품들도 아마존에서 판매한다. 한국 고추가루부터 호미나 지리산물까지도 아마존에 구입할 수가 있다. 전 세계 물건 구매가 가능하다.
아마존은 상품과 서비스가 경쟁하며 커지는 마켓플레이스다. 앞으로도 더 많은 판매자가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 것이다. 아직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에도 똑같은 공식이 적용된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포함 될 수 있다. 더 많아진 판매자는 더 많은 물건을 아마존에서 팔고, 수많은 물건은 더 많은 사용자를 유인한다. 이것이 플랫폼을 선점한 회사가 계속 성장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세번째로 아마존의 차이점은 상품 후기, 리뷰이다.
아마존의 많은 상품에는 리뷰가 달려있다. 리뷰는 이커머스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이커머스 이전 사용자가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구매 할 때는 주로 상품의 브랜드를 보거나 주위의 추천을 받았다.
처음 보는 물건이나 브랜드는 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 보는 제품이라도 후기가 많고 별점이 높은 것을 구매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유명 브랜드보다 후기가 좋은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디지털 세상으로 오면서 후기는 없어지지 않는 회사의 자산이 되었다.
많은 후기 때문에 소비자가 구글 대신 곧바로 아마존에서 물건을 찾고 제품을 비교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몇 달, 몇년이 지나도 후기는 없어지지 않고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후기를 관리하고 거짓된 후기를 없애는 것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많은 제품에 대한 정확한 리뷰가 다른 경쟁자에 비해서 월등히 많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숫자는 더욱 커지기 때문에 아마존이 선두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네번째로 아마존의 강점은 연회비 119달러(한화 13만4000원)의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이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2억명을 넘어가고 있다. 한번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된 경우엔 멤버십 취소를 거의 하지 않는다. 1년 뒤의 아마존 프라임 재구매율은 93%다. 엄청난 숫자다.
1년이 지나서 취소하는 비율이 7%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회원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은 여러가지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다. 아마존은 또 도서, 음악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아마존은 앞으로 세계 최대의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예상대로 2022년에 아마존이 월마트를 넘어설지, 2026년에 대한민국의 GDP를 넘어서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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