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27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빌 게이츠 부부가 2018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뉴욕=AFP 연합뉴스
"우리는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65)와 부인 멀린다(56)가 27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을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한 말입니다. 앞서 빌과 멀린다는 3일 공동 명의 트윗을 통해 "관계를 지속하려는 많은 노력과 오랜 고민 끝에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이혼 소식을 알렸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NBC 방송 등은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이 미국에서 황혼 이혼 유행을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노년층 이혼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 애팔래치아 주립대 매튜 라이트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이혼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50세 이상에서는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50대 이상의 이혼을 뜻하는 '황혼 이혼'은 1990년~2010년 두 배로 뛰었고, 그 비율은 매년 1~5% 증가했습니다. 2010년 이후로는 해마다 새로운 최고치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전체 이혼에서 50대 이상 부부의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죠.
"결혼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이혼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냐"는 물음에 젊은 성인은 절반 안 되는 사람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50대 이상에서는 3분의 2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들은 왜 이혼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NBC 방송은 세대의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게이츠 부부처럼 1946년~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들은 1970년대의 이혼 혁명 중에 성인이 됐습니다. 그 이전까진 이혼이 터부시됐지만 70년대 이후 이혼이 많이 일어났고, 재혼 가정에서 태어난 이들도 많기에 이들에게 더 이상 이혼은 '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죠.
늘어난 수명도 한몫합니다. NBC 방송은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오래 산다"며 "65세까지 함께 결혼 생활을 한다면 20년은 최소 더 함께 살아야 하는데, 이는 긴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한때는 너무 당연하게 여길 만큼 보편적이었던 결혼이 요즘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약 3분의 1이 미혼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사람들은 더 이상 결혼을 '평생의 약속'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또 그것을 당연히 지키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것.
사람들은 이제 인간 관계를 실시간으로 재평가합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중년 세대가 삶의 전환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인 것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50대 이상이 되면 아이들은 독립하여 부부에게 빈 집만 안겨 줍니다.
은퇴까지 겹치게 되면 일과 자녀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쭉 함께 보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이때 부부는 서로에게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즉 황혼 이혼은 특별한 사건 때문에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표류하는 것들의 결과'라는 겁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이혼의 이유를 두고 남성과 여성의 생각이 다르다는 건데요.
CNN 방송에 따르면 남성은 '다른 관계를 추구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관계에 더 집중하기 위해 결혼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반면 여성은 '그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이혼을 결심한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직업, 모험, 기회, 사업 등을 찾는 경향이 여성에게서 더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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