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이형진 기자 =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오는 5월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우리나라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백신 접종 로드맵이 더욱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모더나의 공급 일정은 당초 3분기까지 '집단면역' 효과를 내겠다는 정부 계획에 큰 변화를 주진 않는다. 다만 무려 2000만명분에 달하는 모더나 백신이 2분기부터 순차 공급될 예정인 만큼, 유행 억제 상황은 최소한 2분기부터 실감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올 여름 코로나19로부터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고, 가을부터 마스크 없는 생활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일 정부의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과 이번 모더나의 백신 공급 계획을 종합하면, 올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2분기 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최소 3종, 3분기는 4종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와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모더나는 지난 1일 "한국 정부와 5월부터 백신 4000만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이 필요하기 때문에 4000만도스는 총 2000만명 접종분에 해당한다. 당초 정부는 1000만명분 도입 계약을 추진했으나, 추가 협상을 통해 2000만명분을 가져오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과 화이자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도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1000만명분(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사노피-GSK 백신)을 들여온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5200만명 접종분을 넘는 총 5600만명분 물량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터 오는 2월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달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식 허가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2월쯤 허가승인이 이뤄지고, 국내 도입후 국가출하승인(국검)을 받게 되면 이르면 2월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올 1~3분기에 걸쳐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또 얀센 백신은 2~4분기, 화이자 백신은 3~4분기에 나눠 도입할 예정이다.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1~4분기에 백신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5월부터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까지 각 백신 도입 물량을 분기별로 단순 정량화하면, 올 1~2분기 접종 가능한 총 물량은 대략 1900만명분에 이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500만명분, 얀센 200만명분, 모더나 660만명분, 코백스 500만명분이다. 다만 각 백신들은 실제 국내 도입시기가 연기되거나 국가출하승인 일정 등에 밀릴 경우 접종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은 있고, 상반기보다 하반기 도입 물량이 더 많을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방식으로 3분기 도입 물량을 예측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00만명분, 얀센 200만명분, 화이자 500만명분, 모더나 660만명분, 코백스 250만명분이 된다. 이 역시 각 도입 분기시점에 접종까지 이뤄진다면, 1~3분기 누적 접종분은 3970만명분이 된다. 정부가 올 3분기까지 우선 접종대상자 3600만명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 성립되는 규모다.
따라서 올 2분기가 끝나는 여름부터 확산세가 크게 꺾이고, 가을부터 자연스러운 감염확산 억제가 이뤄지는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집단면역은 전체 집단 구성원의 60% 이상 면역 항체가 형성됐을 경우 효과가 있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2021년 2~3분기에 확보되는 백신 물량이 상당 수 있다"며 "정부의 계획은 적어도 내년 3분기정도까지는 우선 접종 대상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물량 확보 또는 인력, 시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