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즐기는 설경/ 강원 중북부 산지에 내린 많은 눈으로 2일 오전 발왕산 일대에 멋진 설경이 연출되고 있다.
22년 만에 5월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강원지역 산지는 설국으로 변했다.
이날 오전 양양과 홍천을 잇는 구룡령 굽잇길은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꽃 가득한 설경이 펼쳐졌다.
구름은 낮게 깔려 백두대간에 머물렀고, 신록과 봄눈이 어우러져 5월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장관이 연출됐다.
전날 오후 9시 10분부터 이날 오전 5시 30분까지 강원 중북부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는 기상청이 특보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5월에 내린 대설특보는 처음이다.
구룡령에는 18.5㎝, 대관령에는 1.6㎝의 눈이 쌓였다.
'5월의 설경'이라는 귀한 풍경을 포착하기 위해 새벽길을 달려온 사진가들은 삼각대를 펼치며 순백의 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갯길을 지나던 운전자도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을 들어 설경을 찍었다.
움트기 시작한 단풍나무 위에도, 노란 봄꽃 위에도 눈이 쌓여 오가는 이의 시선을 붙잡았다.
부천에서 온 사진 동호인 김민영(52) 씨는 "4월에 내린 눈은 종종 봤지만, 5월에 이렇게 폭설이 내린 풍경을 찍기는 처음"이라며 "높이 올라갈수록 초록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백두대간의 절경에 탄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경은 잠시뿐, 해가 점차 높이 솟으면서 기온이 오르자 눈은 빠르게 녹아내렸다.
이날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노고단에도 밤사이에 내린 눈·비가 얼어붙으면서 진달래꽃 위로 상고대가 폈다.
봄철 뜻밖에 풍경을 포착하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지리산으로 이어졌다.
5월 한라산에 상고대 '꽁꽁'/2일 오전 한라산 윗세오름(해발 1천600∼1천700m) 등산로 부근에 있는 구상나무에 상고대가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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